[취미수집]/#독서

6번째 > 빛이 이끄는 곳으로_백희성

꿈꾸는 꾸물이 2025. 2. 4. 15:47

밀리의 서재

책을 펴자마자 몰입할 수 밖에 없었다. 우선 작가는 건축가이다. 그래서인지 글에 묘사된 건축물, 인테리어가 자세하게 나와있어서 가보지는 않았지만 마치 그곳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, 그곳에서 주인공을 따라 얽히고 섥힌 비밀을 찾고 있었다.

 

주인공의 직업도 건축가이다.

어느 날 파리의 부동산 업자로부터 전화가 왔다. 원하던 중심가에 시세보다 훨씬 낮은 가격의 주택이 나왔다고, 그리고 매수를 하려는 사람이 건축가여야한다는 조건에도 부합했다. 그렇게 집을 보러 방문을 했는데 집주인이 요양병원에 입원해있느라 몇 십년간 방치해둔 상태여서 집을 잘 이해하고 가꿀 수 있는 사람에게 팔고자 한다고 대리인이 말했다. 그리고 집주인이 있는 요양병원에 방문해서 직접 대면을 해야한다는 조건까지 내걸었다. 어처피 주인공은 자신만의 공간을 건축하고 싶었기에 그 조건에 승낙했다.

 

그렇게 방문한 요양원은 외관부터 신비로웠고 건축가의 호기심을 자극시키기에 충분했다. 더군다가 예상치 못하게 만남이 불발되어 하루 더 머무르게 되었고 요양원 원장님의 허락하에 시설 이곳 저곳을 살펴보게 되었다. 그리고 다음 날인 4월 15일에 아침을 먹던 중 작은 구멍을 통해 들어 온 빛 하나가 살롱 전체를 감싸면서 본격적인 비밀이 드러나게 되었다.

 

요양병원은 집주인의 아버지가 설계한 곳으로 왜 하필 4월 15일에 들어오는 빛이 구멍을 통과하도록 설계했는지부터 시작한다. 그리고 병원 내부에 숨겨진 공간인 도서관을 찾게 되었고, 그곳에서 집주인의 아버지가 쓴 일기장과 다른 필체의 일기장을 발견하면서 몰입은 최고조에 달했다. 다른 필체로 쓰인 일기장의 주인공은 집주인의 양어머니로 어릴 적 어머니를 두고 다른 사람과 바람이 나 집에 들어오지 않은 줄로만 알았던 아버지가 사실 양아버지였고, 친모가 오던 해에 당시 5살이었던 아들에게 혼란을 주지 않기 위해 요양병원에 가서 지냈었다. 그러면서 떠날 수 밖에 없던 이유와 집에 얽힌 비밀을 알려주기 위해, 양어머니와 양아버지가 아들을 얼마나 사랑했음을 보여주기 위해 이런 비밀 장치(?)를 설계했다. 

 

분명 나는 책을 읽는 제 3자임에도 불구하고 아버지가 얼마나 가족을 사랑했는지 느낄 수 있었다. 그만큼 건축가인 작가가 묘사를 디테일하게 했고 집에서 나는 향기까지 맡을 수 있을 정도의 착각까지 불러 일으켰다. 놀라운 건 이 책이 사실기반의 소설이라는 점이었다. 책의 마지막에 작가가 실제 집주인의 사연으로 책으로 집필하는 대신 책의 나온 등장인물 즉, 당사자만이 알 수 있도록 각색했다고 한다. 그래서 그런지 평소에 즐겨 읽는 미스터리 장르에 따뜻함까지 더해서 올해 읽은 책 중에 제일 만족스러웠다.